Young Song's Blog – 송영길의 생각하기

편안하게 적어보는 블로그 (20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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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려는 한국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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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달이면 이곳 실리콘밸리에 온지 20년이 된다. 두살박이 딸 그리고 아내 그리고 주머니속 이천불로 시작한 이곳의 직장생활, 창업, 그리고 투자자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아마도 이곳에 와 창업을 하는 누구나가 겪을 고민들중 몇가지를 시리즈로 연재해 공유하고자 한다.

실패한 경험에서 듣는 조언보다는 꼭 성공한 사람을 어렵더라도 찾아서 그들의 성공 비결을 직접 들어라.

자신의 처한 상황과 배경 또는 분야, 나이, 학력, 뭐가 되든 비슷하거나 나도 힘을 얻을 수 있는 성공 경험자의 이야기가 백번의 실패 사례와 경고를 듣는것보다 낫다. 당신은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 창업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해서 시작한것 아닌가. 그렇다면, 보고 배우고 흉내낼수 있는 벤치마킹 대상자를 잘 선정하고 꼭 매달려서 그들의 습관, 사고, 자세, 인맥, 하다못해 그가 몇시에 자고 일어나며, 하루에 처리하는 메일과 일의 강도, 출장 빈도수라도 알아내서 자신의 게으름과 부족함을 깨닫기라도 한다면, 성공을 향한 길이 만만하지 않다는 점, 그래서 좀더 냉철하고 진지할 수 있다. 문제는 나의 처지와 어느정도 맞으면서 성공한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나역시, 1997년에 미국에 왔을때엔 온통 이래서 안되더라고, 저러면 망해 하는 실패담만 찾을 수 있었고, 유일하게 성공의 경험은 그 유명하신 텔레비디오 황규빈회장님을 가까이 한번 뵌적 이었는데, 솔직히 연배차이도 크고, 처한 지금의 IT 환경이 다르고, 그분처럼 미국에서 자라지 않았기때문에, 시간이 지나니 머리속에 새겨진 것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요즈음은 많이 다른것 같다. 나이별, 업종별, 학력별, 여러가지 면에서 다양한 성공한 사람들이 미국 요소 요소에 많다. 문제는 다들 왕대박 신문에 나왔던 그분 들을 찾는다는 것이고 (그들은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자란 한인2세일수도 있고, 엄청난 천재일수도 있고..), 좀더 치밀하게 조사하고, 숨겨진 성공경험자 (그것은 꼭 돈으로만 판정할것이 아니지 않는가. 핵심 창업 멤버일수도, 초기 투자자였을수도)을 찾는 노력을 안한다는 것. 그리고, 어렵게 소개받아 만남을 가져도, 막상 물어보고 배우고 할만한 자신만의 고민의 축적과 질문들이 없는 상태에서 그냥 서둘러 만남을 가진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질문을 들어보면, 그 수준과 절박함을 바로 알수 있다. 도움의 손길은 언제나 벼랑끝에 서있는 절박하고 진지한 창업가에게만 가게 된다.

오래된 경험은 골라서 듣고 채택하라.  

위에서 말한 성공 비결을 들을때, 그분의 성공이 이미 10년도 훌쩍 지나간것이라면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실리콘밸리가 아니더라도 IT 기술은 너무도 혁신적으로 바뀌기때문에, 10년전 성공 경험에 있어서 많은 부분은 이미 적용되기가 어렵거나 무의미한 것으로 변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들로부터는 기술, 제품, 유통전략 보다는 ‘사람’에 대한 것에 집중해서 배우는것이 낫다. 어떻게 사람을 뽑고, 짜르고, 유지하고, 배려하고, 투자자, 이사회와의 관계, 법률, 회계, 조직운영, 정부관계, 해외 지사망 구축 등등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그런 회사의 성장통에 관하여 어떻게 했는지, 그리고, 리더십 및 창업가가 추구해야 하는 본질, 철학 등에 대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집중하여야 할것이다.한편의 드라마같은 흘러간 성공이야기를 한창 듣다보면 시간은 금방 흘러가고만다. 지난 20년동안 내가 겪어보고 깨달은 수많은 값진 경험들중 후배 창업가에게 도움이 될게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면 적어도 반은 무의미한것 같다. 이미 사라진 그때만의 환경도 그렇고, 사람도, 제품도, 법도 많이 바뀌었다. 내가 창업을 계속 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이유중 하나는 계속 그 변화를 몸소 겪어야 플레잉코치로서 도움이 될것이고, 그릇된 ‘왕년에 내가 말야’ 하는 고리타분한 사람이 안되기 위함이다.

한국돈을 갖고와서 미국에서 사업할 생각은 하지 말라.  

물론, 초기에 자리잡는 자금조차 갖고 오지 말라는것이 아니다. 내 요지는 이 사업이 살아남을것이냐 아닐것이냐 하는 판단을 이곳 현장에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의 판단보다 자신의 고집으로 한국에서 자신의 개인자금 또는 회사 (본사가 한국인 경우)자금을 갖고 계속 연명하면서 성공한 사례를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 이것이 대부분의 지사를 개설하고 돈만 까먹는 대기업, 중소기업의 미국진출의 역사였다. 최소한의 시작자금을 융통하는것까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셋팅을 해야할것이다. 하지만, 이후는 시장의 반응에 따라, 투자자들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을것이고, 투자자들이 냉담하고 아무도 투자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계속 돈을 끌어다가 그 시간을 끌기만 하면 더 손해만 클 뿐이다. 물론, 꼭 투자를 받아야만 성공한다는 것은 아니다. 대신 수익을 내면 되는것이다. 스스로 살아나갈수 있도록 수입(매출)을 만들고, 지출을 줄여서 시간을 벌고, 제품을 완성하거나 , 팔거나 하면 된다. 말이 그렇지 쉽지 않다는것 모두가 다 인정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는 좀비처럼 무언가에 기대어 연명하면서 사는 기업이 거의 없다. 그러기에는 인건비, 임대료, 생홯비등이 너무도 높다. 한국처럼 월급 안가져가면서 선배회사 용역을 하청받거나 연구프로젝트참여해서 연명하는 그런 기업은 없다. 돈이 떨어지는 순간 사람들은 바로 흩어질것이고, 피봇팅으로 살아나지 못한다면 깨끗이 털고, 월급쟁이가 다시 되던가, 좀 쉬던가해야 할것이다. 섣불리 무리하다가 파산하거나 세금때문에 고발당하고 그래서는 안될것이다. 지금도 많은 한국의 미국지사들이 본사의 송금으로 근근히 살고 있는것을 보게 된다. 한국에서 먹혀서 번 수익은 한국에 놔두고, 미국에서 먹히는 수익모델을 찾아내서, 이에 대해투자자를 찾아 투자를 받거나, 아니면 서서히 매출을 증대하면서 지금 이렇게 버티고 하는것이 의미있는 것이라는것을 증명받아야 한다. 설마 미국에서의 가족과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 창업을 유지하는 것은 아닌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할것이다.

다음편에서는 ‘성장이냐 수익이냐’에서 갈등하게 될 창업자 그리고 그 뒤에 서있는 투자자들과의 미묘한 관계에 대해 적어보려한다.

Written by Young Song (송영길)

February 12, 2017 at 3:01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