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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없는 사업은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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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비즈니스 및 공유경제에 근거한 새로운 사업 모델이 기존의 사업자들이 오랜 시간 구축해놓은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어떤 사업은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실제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어떤 분야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들의 차이점은 과연 그런 세상을 믿고 든든한 투자금을 대주고 있는 펀딩의 있고 없음으로 결정되는 것인가?  많은 스타트업들의 사업 전개 패턴을 보면, 사람들의 생활속에서 새로운 방식이 먹혀들어갈만한 아이템을 선정하고,  기존 서비스 업자들을 발로 뛰어 포섭한 뒤, 특정 지역내에 최소 필요한 규모의 네트워크를 구축한후,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모바일 앱을 개발한 후, 프로모션 코드와 함께 바이럴 효과 마케팅을 펼쳐, 일간, 주간 단위의 성장 곡선을 만들어 낸후, 투자를 유치해 그 다음 스케일업 단계를 인력 충원과 함께 펼쳐나간다는 꽤 교과서적 단계를 밟고 있다.

돈을 주고 최적의 서비스를 선택하고 이를 사용하는 기존의 사용자들이 과연 “가격의 절감”과 “편의성 개선”효과때문에 O2O 및 공유 경제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것인가? 만약, 그것이 절대적인 이유라면 기존의 실패한 모델은 가격이 비싸거나, 편리하지 않아서 였던것인가?

가사도우미/청소대행을 쉽고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는 미국의 HomeJoy (펀딩 $38M) 에 이어, 한국의 젊은이들이 시도한 홈클(HomeCle) 역시 사업을 모두 접었다. 보통 2-3시간동안 집(방4, 화장실3인 집)에 와서 두루두루 집안 청소해주는 경우 평균 $90 – $120 정도를 주는데 (미국 서부의 경우), $19의 프로모션 가격에 앱으로 청소 서비스를 예약해주니 사용자는 초기에 급증했지만, 그 차액을 보상해주는 마케팅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사용자는 프로모션 코드가 없이는 재사용을 하지 않아서 망했다느니(리텐션이 15%정도), 청소대행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회사 유니폼을 입힌후 연결하여 사업을 운영한 것이 독립사업자 (contractor)가 아닌 직원(employee)로 대우해줘야 하는 노동법적인 모호성등에 따른 법률소송 대응비용등이 사업 실패의 원인이라고 요약되고 있지만… 나는 다른 기준에 입각해서 사업 성공 유무를 판단하고 앤젤투자에 임한다.

통상, VC의 파트너들은 기본적으로 잠재적 시장의 사이즈, 기존 사업 체제에 대한 파괴력과 보급 속도, 창업팀의 실행능력등으로 주로 판단한다고 하겠으나 그래도 지표를 보고 투자한다. 호텔룸 하나도 없이 숙박업계를 흔들겠다는 Airbnb 의 초창기 사업 컨셉이나 보유 차량 한대도 없이 운송사업을 하겠다는 Uber의 비즈니스 플랜을 과연 ‘성과 지표’를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 많은 돈을 시작부터 투자하기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수많은 첫 관문은 Seed 투자, Angel 투자, F&F (Friends & Family) 투자를 통해 지표를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그 첫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결국 스토리와 목업으로 만든 앱 또는 사용자 시나리오등을 갖고 판단해야 하는데, 앤젤 투자자인 나로선 무엇을 더봐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였다.

결론은 새로운 비즈니스가 기존의 틀을 부수고 자리를 잡으려면 “Happiness” 요소를 사용자 와 서비스 제공자 (중개업체가 아닌 실제 서비스를 수행하는자) 사이에 모두 느낄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기위해서, 그 행복지수/행복경험을 상상해보거나 직접 베타사용자로서 겪어보면서 판단해본다는 것이다.

HomeJoy를 통해서 집안 청소를 맡기는 사용자는 과연 누구인가? 웬만한 집이라면 알음알음으로 소개받아 오랜시간 신뢰를 구축하고 집청소를 맡기는 가정이 대부분일것이다. (우리집은 7년째 같은분들이 온다) 집안에 귀중품, 깨질것들이 많을텐데, 낯선 사람들에게 맡긴다? 아마도 바빠서 오랜시간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거나, 지금 사는곳이 일시적이어서 딱히 잘 아는곳도 없는데 값도 싸니 부르는것 아닐까? 또, 이런 청소대행업에 청소부로 들어간 사람들은 누구일까? 정말 성실하게 잘 청소하고 꼼꼼한 사람이었다면 이미 여기 저기서 소개받고 웬만한 일정이 꽉찬 사람이어야 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초보자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아무리 회사에서 가격을 보정해준다고 해도, 시중에서 직접 거래시에 벌 수입보다는 낮을것이니, 아무래도 대충대충 청소하지는 않을까? 어차피 다음에 또 볼 내 고객도 아닌데… 무언가 양쪽에 행복감이라는것이 존재할것 같지 않다.

Airbnb, Uber 등은 초기단계에 소문을 듣고 앱을 다운받거나 웹으로 가서 가입을 하여 실제로 사용해본다. (지금과는 꽤 많이 꼬졌던 4-5년전 초기 서비스였지만). Airbnb를 통해 프랑스, 네덜란드, 이태리, 미국, 대만등지를 경험해보니, 여행자인 나는 돈도 절약하고, 묵을 위치를 호텔보다 더 세세하게 조건을 맞출수 있고 (지하철역과 가깝고 인근에 슈퍼가 있어서 직접 식자재사서 요리할 수 있으며, 안전한…), 그나라 사람들의 문화와 분위기를 가까이 체험하여 더 좋았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편리성” “경제성”이다. 집주인(Host)와의 만남과 그들을 통해 여러가지 유용한 정보를 생생하게 듣고, 이런저런 사람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가 되고, 몇가지 도움도 주고받고… 이런것은 통상의 여행/숙박에서 얻기힘든 “재미”와 “행복”이다.  집주인또한 그럴것이다. 단지 돈을 버는것 이상의 재미와 생활의 활력,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한 즐거운 행복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피드백이다.

Uber역시 마찬가지이다. 택시 잡기 어려운 불편 해소와 비용절감을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익을 주지만, 우버 드라이버와는 항상 재미난 대화를 편하게 주고받으면서 친구차를 타고가는 편안함과 작은 행복이 있다. 불편하고 냄새나고 말걸기가 꺼려지는 택시가 아닌 새로운 경험과 은근한 재미가 곁들어 있다. 우버 드라이버들은 자기가 일할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돈도 더 벌수 있어 행복해하고 있다.

언젠가 Airbnb가 호텔에 묵는 가격에 육박하고, Uber를 타는 비용이 과거 택시를 탈때랑 가격이 비슷해지는 시기가 와서 “경제적 이익”의 효과가 없어진다고 해도, 나는 아마도 계속 이 서비스들을 사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즐거우니까. 즐거움은 상호적이어야 하고, 그들은 더욱 행복할것이다. (요금이 더 올랐을테니)

그런차원에서 다른 O2O 나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들을 바라본다.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을 해주는 DoorDash (한국엔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매주 금요일마다 사용한다. 전체 직원들이 다함께 회의실에서 도란도란 먹기위해서 식당을 고르고, 각자 주문을 하면, 정오에 일괄 배달되어 온다.  편의성은 오케이…시켜먹는 우리는 얼마나 재미있고 행복한가?  허름한 차림의 알바생이 자신의 고물차로 주문한 피자박스를 집에 배달하고 팁을 받아갈때만 해도, 고생하는 젊은이에게 듬뿍 팁을 주고 미안한 마음을 없애곤 했는데 (남들 모두 모여 슈퍼볼보는데 젊은이가 피자배달하느라 고생하네..) 요즘의 음식배달은 당연한 나의 서비스 선택이고, 제때에 음식을 제대로 픽업해서 갖고 와야하며, 뭔가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펀딩 잘받은 회사에서 알아서 훗날 대박날때 보상받겠지 하는 마음과 함께, 배달 실수에 대해 너그러움도 그리 생기지 않는다 (먹는건데, 이렇게 식어서야, 배고픈데 오래 기다렸는데…). 잘해야 본전. 배달하는 젊은이는 수년전엔 피자를 배달했음직한 사람일수도 있는데, 예전같은 동정심도 없고, 그냥 회사의 서비스를 받아보는 ‘갑’의 분위기에 나름 스트레스가 많을것 같아보인다.  식당 주인은 행복할까? 자신의 매출이 온라인에서 증대되어 좋을까? 수수료 문제를 떠나, 음식점 경영의 업의 본질은 자신의 식당 음식이 찾아온 고객 테이블에 잘 세팅되어지고, 방문자가 도란도란 앉아서 수다떨면서 맛있게 먹고, 행복한 모습을 보는것에서 식당업을 하는것이 아닐까? 포장음식을 만들어내는 제조업같은 느낌으로 어느덧 변화된 느낌을 갖지는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햄버거 체인인 In&Out은 음식배달 또는 심부름 대행 (Postmates 같은) 서비스 업체가 매장에 와서 햄버거를 대신 픽업해서 배달해주는것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공지하면서, 아울러 이들업체에 법적으로도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이다 (그들의 논리는 자신의 맛있는 햄버거는 오로지 매장에 와서 고객이 직접 바로 먹거나 할때 그 경험치가 높으며, 아울러, 배달시에 발생하는 보건상의 위험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DoorDash, Postmates, 배달의 민족*모두 대규모의 투자를 VC로부터 유치했고, 나름대로의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 아무튼, 그것은 VC들의 판단이고, 앤젤인 나로서는 이쪽 계열은 초기에 기회가 있었더라도 하지 않았을것이다. (참고로 DoorDash는 YC Demo Day때 발표를 보았을때 기억이 난다..스탠포드대 똘똘한 학생들이.. 불과3년전 일이다. 이제는 8천억원 가치에 2천억원 정도를 그동안 펀딩받아서 미국전역으로 배달지역을 넓히고는 있다지만… 투자기회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

5-6년전에 엄청나게 이커머스를 휘몰던 Groupon은 O2O, 공유경제와는 다소 다르지만, 이것 역시, 큰 할인폭으로 사용권을 사서, 로컬 서비스 사업자 (마사지,식당,Gym,…)들을 좀더 많이 방문하게 만들어 win-win하겠다는 좋은 취지였으나, 구매자들이 일시에 몰려서 사용하는바람에 고정적인 단골들이 피해를 보고, 값싼 가격일때에만 올뿐 정상가격으로는 다시 돌아오는 고객이 낮은 현실에 많은 실패를 보았다. 여기에도 사용해본 사람은 느꼈겠지만, 행복감보다는 미안함, 부담감, 불편함, 부당함 (뭔가 양이 적거나 서비스 질이 차등되어진것같은) 등이 느껴지면서 더이상 사용을 하지 않게 되는것이다.

성공하는 사업은 제조자, 유통자, 사용자 모두가 만족감, 행복감을 작게 크게 느끼는 요소가 심어져있다. 이것이 충성고객층을 낳고, 부가적인 상승효과를 끌어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요즘은 정말로 “Loyalty”가 없는 사용자 세상이다. 삐지면 다시 기회를 안주고, 모두가 직접 왕이 되어 판단하고 실행에 옮기는 tough한 고객들이다. 스마트폰과 SNS로 세상이 투명화되고, 모든 지식들이 공개되어지면서 이제는 특정인의 오피니언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보다, 본인의 느낌과 판단에 근거해서 언제든지 브랜드 배반이 가능해진 세상인것이다. 편의,경제성,만족감 이상의 것을 느껴야 오래간다. 그것은 행복감일것이다. 당신의 비즈니스 (서비스, 제품)에 고객들은 행복을 느낄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

(*여러 푸트테크 스타트업이 단순 음식배달이 아닌 식자재 및 배송인프라등의 경쟁력으로 차별화하고 있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배제를 하고 말한점 양해바랍니다)

Written by Young Song (송영길)

April 10, 2016 at 9:52 am